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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 12월 17일 16:53 기성훈|김지현 기자|기자

SK실트론 새 주인에 두산그룹 "낙점"…반도체 사업 본격화

두산그룹이 세계 3위 반도체 웨이퍼 제조사인 SK실트론 인수에 나선다.

SK㈜는 17일 SK실트론 지분 매각을 위해 ㈜두산을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해 통보했다고 공시했다. SK㈜는 "세부적인 사항은 우선협상대상자와의 협의를 통해 결정할 예정"이라며 "추후 관련 사항이 확정되는 시점 또는 3개월 이내에 재공시하겠다"고 설명했다.

이번 매각 대상은 SK㈜가 직접 투자한 지분 51%와 증권사를 통해 총수익스와프(TRS) 방식으로 확보한 지분 19.6%다. SK실트론의 전체 기업가치가 약 5조원으로 평가되는 걸 감안하면 이번 인수 규모는 3조∼4조원대일 것으로 예상된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보유한 SK실트론의 나머지 지분 29.4%는 빠져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SK㈜는 그룹 차원에서 추진하고 있는 리밸런싱(사업구조 재편) 과정에서 SK실트론을 매물로 내놨다. 비주력 자산을 매각해 재무구조 개선을 추진한 것이다. 이에 SK그룹은 한앤컴퍼니 등 사모펀드(PEF) 운용사와 물밑에서 매각 협상을 벌였으나 가격을 놓고 이견이 좁혀지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두산그룹이 지난 10월 SK실트론 인수 여부를 검토 중이라고 밝히면서 매각 작업에 속도가 붙었다.

SK실트론은 반도체 칩의 핵심 기초소재인 반도체용 웨이퍼를 생산하는 국내 유일 전문기업이다. 12인치 웨이퍼 기준 글로벌 시장 점유율 3위다. 2017년 LG그룹으로부터 7900억원에 인수한 LG실트론이 모태다. SK실트론 매출은 2017년 9331억원에서 지난해 2조1268억원으로 2배 이상 증가했다. 이 기간 영업이익은 1327억원에서 3155억원으로 늘었다.

두산그룹은 미래 성장축을 반도체와 소형모듈원전(SMR), 신재생에너지, 로봇·인공지능(AI)으로 재편하고 있다. 지난 2022년 인수한 비메모리 반도체 테스트 기업 두산테스나를 통해 반도체 후공정 사업에 진출했다. 이후 다른 매물 인수도 검토해 왔다.

최근 두산그룹은 구미국가산단에 있는 SK실트론 본사 및 공장에 실사단을 보내 SK실트론 인수를 위한 현장 실사를 벌였다. 이르면 연내에 SK실트론 주식매매계약(SPA) 체결을 실시할 가능성이 나온다.

재계 관계자는 "두산그룹이 반도체 소재·장비 분야를 신성장 축으로 키워왔다"며 "이번 인수가 성사될 경우 두산의 반도체 사업 경쟁력은 크게 강화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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